금요일, 아침에 브랜다이즈 갤러리로 올라가
전시작품 철거하고 뉴욕, 노폭, 서울로 갈 짐을 싸고
11일 못 그려준 티 27매+를 마져 그렸습니다.

The International Center for Ethics, Justice, and Public Welfare 에
벽에 걸었던 천에 프린트한 포스터들을 모두 기증하고
나머지 물건들도 학생들에게 나누어 주도록 전했습니다.

친해진 학생들, 한국학생들 도우미들이 와 도와주어
전시장을 아무 일 없었던 같이 치웠습니다.

명우군 바람쐬러 나간사이 혼자되어
전시장 바닥에 골판지 깔고 누워 눈을 붙쳤습니다.
시차로 비몽사몽 중 여러생각들이 스쳤습니다.
지금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나, 이것을 이렇게 해야하는 것인가,
또 이런 일이 있으면 어떻게 해야 하나...생각이 이어졌습니다.

어둑어둑 찬바람부는 마당에서 도우미들과 아쉬운 석별의 포옹을 하는데
흡사 만주 벌판에서 독립군들과...헤어지는 느낌,
"우리는 꼭 다시 만게 될꺼야" 하며 서로 눈을 떼지 못했습니다.

제레미 아버지가 호텔로 와서 자신의 집으로 인도했습니다.
아담한 작은 집, 성실하게 자신의 일에 집중하며 사는
과학자의 집, 거실, 작업실...부드러운 음식으로 차려진 저녁메뉴,
방문객의 입장을 세심하게 따져 준비한 손님맞이가 따뜻했습니다.

일요일, 월요일, 어디 가지 않아도 되고 만찬도 없는
이틀을 보내게 되어 호텔에 돌아오자마자 명우군이 너구리 하나와
스낵면을 끓였습니다.

이메일 여니 노폭스의 한 신문사,The Virginian-Pilot 에서
서면 인터뷰를 하자는 글이 올라와 있었습니다.
천신호 군의 도움이 간절했지만 항상 받아 본 질문들이어서
바로 답을 해야해서 짧은 답을 달아 바로 보냈습니다.

Old Dominion 대학에 아는 사람이 있냐는 질문으로 보면
어떻게 제 노폭스 방문을 알게 되었는지 궁금했습니다.
자신은 아트 담당 기자이며 유력지라는 것을 강조했습니다.
지역에 소식을 알리면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지 않겠냐고 했습니다.

일주일이 지나는데도 시차로 밤낮이 없이 지내고 있습니다.

일정 총괄, 에릭교수의 제안으로 월든호수를 다시 갈 것 같습니다.
소로를 흠모하는 명우 군 아쉬웠던 짧은 첫 방문을 채우게 되었습니다.

3시가 넘어 4시가 가까워지고 있는데
힘차게 모니터 앞에 앉아 키보드를 두드립니다.

*^^*

2010년 2월 12일

everyday eARthday!

윤호섭

* hoseobyoon@hot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