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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oseobyoon (2009-07-24 09:38:51 )
Subject  
   芝薰賞 *

* 제9회 2009 芝薰賞, 지훈문학상 정일근, 지훈국학상 이상익,
   나남출판사, 2009

  
  '나의 고래를 위하여'
  정일근

  불쑥, 바다가 그리워질 때가 있다면
  당신의 전생(前生)은 분명 고래다

  나에게 고래는 사랑의 이음동의어
  고래와 사랑은 바다에 살아 떠도는 같은 포유류여서
  젖이 퉁퉁 붓는 그리움으로 막막해질 때마다
  불쑥불쑥, 수평선 위로 제 머리를 내미는 것이다.

  그렇다고 당신이 고래를 보았다고 말하는 것은 실례다

  당신이 본 것은 언제나 빙산의 일각
  누구도 사랑의 모드를 꺼내 보여 주지 않듯
  고래도 결코 전부를 다 보여 주지 않는다

  한순간 환호처럼 고래는 바다위로 솟구치고
  시속 35노트의 쾌속선으로 고래를 따라 달려가지만
  이내 바다 깊숙이 숨어버린 거대한 사랑을
  바다에서 살다 육지로 진화해 온
  시인의 푸른 휘파람으로는 다시 불러낼 수 없어
  저기, 고래!라고 외치는 그 순간부터
  우리는 사랑에 빠졌다

  고독한 사람은 육지에 살다 바다로 다시 퇴화해 가고
  그 이유를 사랑한 것이 내게 슬픔이란 말 되었다

  바다 아래서 고래가 몸으로 쓴 편지가
  가끔 투명한 블루로 찾아오지만
  빙하기 부근 우리는 전생의 기억을 함께 잃어버려
  불쑥, 근원을 알 수 없는 바다 아득한 밑바닥 같은 곳에서
  소금 눈물 펑펑 솟구친다면
  이제 당신이 고래다

  보고 싶다,는 그 말이 고래다
  그립다,는 그 말이 고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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