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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oseobyoon (2017-01-19 13:28:4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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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AQA/87 안상수


파주의 아름다운 얼굴 ㊿ 파주 타이포그라피학교 안상수
17-01-11 16:52


'안상수체' 만든 그라픽디자이너

빨간 비니의 청춘, 날개
세계적인 그라픽 디자이너, 한글을 사랑하고 한글로 사상을 담는 철학자, 멋짓(디자인)을 삶 속으로 가져오고 싶어하는 생활인 예술가, 안상수체를 만든 디자이너, 홍대 시각디자인과 교수, 건강한 먹거리 밥집 ‘동네부엌 천천히’ 협동조합을 세운 이, 만나는 사람에게 한 눈을 가리라며 사진을 찍는 ‘원아이 프로젝트’를 30년째 하고 있는 사진 수행자(?), 생명평화결사 로고를 만드신 생태주의자.
이 모든 것을 압도하는 것이 바로 ‘점프수트에 빨간 비니가 어울리는 60대 청춘’ 아닐까?
그의 빨간 모자는 가슴 속 열정을 머리에 얹은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며 안상수님을 날개집에서 만났다. 인터뷰를 하면서 “선생님”이란 호칭을 “날개”로 바꿀 것을 계속 지적 받았다. 파티의 3무(無) 정신, 무재산, 무경쟁, 무권위. 이 무권위를 바로 실천하는 것이다. 급기야 날개가 [날개]라고 쓴 포스트잍을 건네 주어 노트에 붙여야 했다. 한 참 후 ‘선생님’ 대신 ‘날개’라는 호칭으로 질문하게 되었다. 날개와 이야기하면서, 나는 그가 ‘2007 구텐베르크상 수상자’, 영국 킹스턴 대학 명예박사, 20년간 홍대 시각디자인 교수였다는 것, 무엇보다도 그라픽 디자이너라는 것을 모두 잊어버렸다. 내 앞의 날개는 온전한 교육철학자였다. 그리고 몸과 이성을 하나로 꿰는 사상가였다.
 
날개집과 이상집
파주 출판단지에 아주 특별한 곳이 있다. 이상집과 날개집이다. 날개집? 파주타이포그라피학교(이하 파티로 약칭) 교장 안상수 선생의 공식 직함이 ‘날개’이다.
교장의 역할이 배우미나 스승들에게 날개를 달아주는 것이라 해서 지은 이름. 그의 작업실이 바로 날개집이다. 그리고 이상집도 있다. 파티가 새로 지은 교사의 이름이다. 시인 이상을 기려 이름을 지었다.
파티는 ‘안상수체’를 개발한 안상수 선생, 날개가 만든 학교이다. 2012년 정년을 5년 앞둔 60세에 홍익대 시각디자인과 교수직을 그만 두고 나와 파티 예비학교를 만들었다. 이후 파주타이포그라피교육협동조합을 만들어, 2013년부터 배우미(학생)를 받아 올해 한배곳(대학 과정) 졸업생이 나온다.
“파티는 깊고 너른 동아시아의 역사, 지혜, 문화를 바탕으로 새로운 디자인 문화를 애짓는 국제적 네트워크 배곳이고자 하며, 멋지음(디자인)과 교육으로 세상을 더 낫게 바꾸고자 하는 이들이 뜻모아 만들어가는 배곳입니다.” 이것이 파티의 이념이다.


▲ 파티 스승들과 함께. 파티 새집 '이상집'앞에서

 
길동무를 뽑고, 길동무 공동체가 되고...
2015년에 파티 더배곳 첫 졸업생이 탄생했다. 그간 85명의 배우미들이 파티에서 배웠다. “아슬아슬하고 힘들지만 잘될 거다”가 스승이 제자들에게 보내는 덕담이다.
12월 30일, 2017년도 한배곳 신입생 1차 합격자를 발표했다. 40명. 이중 2차에서 25명을 선발한다. 2박3일간 워크샵을 하면서 선발한다. 선발 기준은 ‘파티의 길동무가 될 수 있는가? 이 분야를 얼마나 좋아하는가? 얼마나 협업하는가?’이다.
“해외 여행갈 때 아무하고나 같이 가지 않는 것처럼 파티에서 4년동안 같이 여행하는 길동무를 뽑는다는 생각으로 선발합니다.”
그동안 파티는 1회 입학생 중 1명만 자퇴하고 나머지 전원이 2월에 졸업할 예정이다. 길동무를 뽑듯 배우미를 선발했기에 가능한 일일 것이다. “파티는 다른 학교와는 분명히 다릅니다. 공동체라는 개념이 있지요. ‘학교가 경쟁하는 곳이 아니라 배움의 삶이 있는 곳’이라는 것을 체험합니다. 내년에 졸업할 배우미들은 ‘길드’라는 모임을 만들어, 모두 같이 일을 하자고 이미 준비를 하고 있지요. 이것은 흔치 않은 사건이예요.” 날개는 이런 시도에 대해 어떤 사람은 ‘치기어린 발상’이라 생각할지 몰라도, 이런 생각 자체가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며 기뻐했다.
 
“파티는 제게 선물입니다.”
날개는 나이 60에 20년 넘게 일해오던 홍익대 교수직을 접었다. 자신의 삶이 크게 하나는 디자이너로, 또 하나는 20년 이상 디자인을 가르치는 일을 해 왔기에, 이 두 가지 일을 합쳐 학교를 디자인해야겠다는 생각을 오랫동안 하다가 결단한 것이다.
“저는 ‘안락한 KTX 우등칸’에서 내려 경차로 갈아탔어요. 파티는 저에게 선물입니다.” 날개는 파티를 디자인 프로젝트라고 생각한다. 학교라고 틀 지워진 곳이 아니라, ‘배움’을 디자인 하는 과정 자체에 눈을 돌린 것이다. 파티는 완성된 교육공동체가 아니라, 만들어가고 있는 공동체인 것 같았다.
“파티의 약점은 ‘가난’이죠. 그러나 한편 이것이 강점입니다. 파티 배우미들은 자기가 쓸 책상을 직접 만들어야 해요. 그러면 배우미들이 왜 우리 학교에는 있을 것이 없냐?며 아픈 곳을 찌르기도 해요. 그러나, 완성되어 있을 때보다 부족했을 때 창의적인 생각을 낼 수 있어요.”
날개가 사례를 들었다. 2015년에 배우미들과 함께 협약을 맺은 스위스 바젤디자인학교에 갔다.
파티 학교 설명을 들은 바젤 학생들의 반응이 인상적이었다고 한다. 그들이 말하길 “자기들은 모든 것이 갖춰져 있다. 완벽하게 갖춰져 있기 때문에 오히려 활력이 없다.
그런데 파티는 모든 게 갖춰져 있지 못하다. 거기서 오는 활력이 부럽다. 파티에 오고 싶다.”
맞다. 우리가 어른이 되어 부족함이 없어질 즈음 돌아보면, 어릴 때가 그립다. 장난감도 없었고, 먹을 것도 없었고, 그랬지만 그 상황이 오늘의 나를 만들었고, 그 결핍이 나를 키웠지 않았나싶듯이 말이다.


▲ 파티에 와서 컬러워크숍을 해주신 스승과 함께 사비나,오버홀처, 레나토 타글리, 조각가 금누리 교수

 
“경험은 그 때가 아니면 못한다. 돈은 그렇지 않다.”
날개가 말했다. “‘파주풍경’이 마지막이던데 아쉬워요. 「파주에서」가 파티 배우미들의 놀이터가 되어야 하는데...”
그는 경험이라는 것을 특별히 강조했다. “돈 많이 버는 것을 가치 있다고 믿는 세상이 되었어요. 그러나 경험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어요. 경험이라는 것, 특히 젊었을 때 할 수 있는 경험은 나중에 어마어마한 가치로 변할 수 있는 귀중한 것이죠.” 날개는 힘주어 몇 번이고 강조했다.
그리고 무엇이든 오래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날개는 한 쪽 눈을 가리고 사람을 찍는 ‘원아이 포토’로 유명하다.
“제가 원아이를 찍은 것은 30년이 되었어요. 누가 지금부터 원 아이를 찍는다 해도, 이 시간을 이길 수 없을 겁니다. 사실 나는 사진가가 아니고, 또 사진으로 유명해지려고 한 것은 아니였지요. 그냥 제가 만난 사람을 일기처럼 찍었을 뿐인데... 그런데 10년을 찍으니 카메라가 손에 잡히고, 그 때부터 감각이 살아나는 것을 느꼈어요. 뭔가 하나를 붙잡고 계속하면 안될 것이 없지요.”
 
‘몸 경험에서 창의가 나온다.’
파티에서는 학기마다 퍼포먼스 같은 걸 많이 한다. 이는 ‘몸에 대한 경험에서 창의가 나온다’는 교육철학을 바탕한다. “맨날 노는 것이다. 파티는 논다는 것. 유희, 놀이라는 것은 전후좌우를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놀이할 때 사람이 가장 순수해지고, 본성에 가까워진다. 자신의 순수함이 발산되고 표현되도록 하는 경험이 쌓여서... 그런 기회와 환경을 만들어간다면 창의는 저절로 나온다. 학교는 훈육을 하는 곳이 아니라, 자유로이 얘기하고 경험하는 공간이어야 한다.” 날개의 이 몸과 놀이, 경험에 대한 가치는 커리큘럼으로 표현된다.
파티의 교양인문 첫과정이 동의학이다. 한의사 이상엽을 스승으로 모셔 공부한다.
“몸 공부. 그동안 몸이 억압 받아왔다. 몸을 공부한다는 것은 ‘자신을 안다는 것’. 몸의 균형과 자연과의 조화 등을 공부한다는 것은 실제로 자기와 밀접한 상태를 연구한다는 것이고, 나의 존재를 공부하는 것이다. 이것은 가장 동아시아적이기도 하다.”
“동의학을 미술학교 교양과목을 했다는 것이 놀랍네요.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셨나요?”
날개는 바로 답했다. “동아시아 지혜에 바탕을 둔 교육이라는 생각을 골똘하게 하고 있자니 동의학과 또 이상엽 스승과 필연적으로 만나게 되었지요.” 맞다. 교육자로서 오랫동안 생각하고 탐구했기에 가능한 것이다.
“대학의 교양과목을 만들 때, 깊이 생각하고 만들었는지 의문이 있었어요. 만일 깊이 생각하고 만들었다면 대학마다 달라야 하지 않을까? 문화사, 미학, 철학 등 대학마다 제각기 교육철학에 맞는 교양과목을 선택했을 텐데... 안그래서 교양과목이 똑같은 거죠.”
올해 2017년에는 ‘일 철학’, ‘현대사상의 쟁점’을 교양과목으로 할 계획이다.
 
“우리나라가 아름다움의 힘이 있는 나라가 되었으면 좋겠다.”
날개는 디자인을 ‘멋지음’이라 표현한다. 그가 추구하는 멋지음의 핵심은 무엇일까?
“아름다움이지요. 아름다움이란 ‘높은 가치’이고, 참 귀한 말입니다. 아름다움은 ‘나다움을 안다’는 뜻에서 비롯되었대요. 우리나라가 아름다움의 힘이 있는 나라였으면 좋겠어요. 자연풍광도 아름답고, 사람들의 생각도, 삶도 모두 제다워 아름답고, 집도 아름답고... 아름다움이란 거죽에 페인트 칠만 하거나, 브랜드 옷을 입는다고 아름다운 것이 아니잖아요.”
이어서 ‘우유 팔러 가는 사람’ 우화를 들었다. 머리에 우유를 든 항아리를 이고 가며, “우유를 팔아, 병아리를 사고, 닭이 되면 팔아, 돼지를 사고...” 그렇게 상상하다 돌맹이에 걸려 넘어져 우유를 쏟았다는 우화. 아름다움에 대한 사람들의 태도가 이 우화속 사람과 같다는 비유였다.
돈을 벌면 할 수 있다고, 아름다울 수 있다고 최면을 걸고 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현재의 삶에서 실제로 아름다움을 취득해가는 것이야말로 디자인이라고 풀이했다.
“아름다움의 핵심은 어울림입니다. 형태와 형태간의 평화, 대상과 대상간의 평화이기도 하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평화가 어울림이지요. 어울린다는 것은 양쪽의 존재가 자기 특성을 지니고 있는 상태에서 어울림이고, ‘내 말을 들어야해’ 같은 것은 어울림이 아니죠.”
이런 철학때문일까? 날개는 어디에서나, 어떤 데서나 잘 어울리는 것 같았다. 파티도 출판도시와 잘 어울려 빛나고 있다. 벽화도 그리고, 밤에 작업하면서 출판도시를 환하게 하고, 펼침막을 걸고, 전시를 하고. 파티의 모든 행사와 활동이 지역에 영향을 주고, 또 영향을 받으며 커가고 있다. “학교는 지역사회에 이바지할 의무가 있어요. 지역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에 대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 그것 자체가 교육입니다.”
날개와의 대화는 철학자와 대화를 나눈듯하였다. 그는 일상의 작은 것이 갖는 큰 힘을 볼 줄 알고, 그것을 배우미들에게 대화하려는 실천가였다. 몸과 이성, 철학과 실천이 하나로 꿰어 그대로 ‘일치(一致)’인 사상가였다. 원아이 포즈를 취하고 돌아서며 어깨를 더듬어보았다. 내게 ‘날개가 생긴 것 아닐까?’하고 말이다.


   ▲ 2016.9 서울에서 열린 세계그래픽연맹(AGI) 서울대회에 참가한 AGI 회원들과 기념 촬영 이 행사를 파티, 배우미, 스승들이 주도적으로 마련했다.

 

글 임현주 기자/ 사진 이우재/ 자료사진 파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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